2008년 7월 24일 목요일

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도 싸지 않다고? =_=

  어제 쿠키뉴스에는 '주유소의 ‘꼼수’…표시판 가격 더 싸도 할인혜택 적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기사를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는데, 단순한 숫자에 현혹된 기자들의 오해로 쓰여진 기사들이라서, 이번 기회에 정정 보도를 해봅니다. (제가 쓴건 아니지만 _^_)

  이 뉴스에 요지는 이렇습니다. 카드로 주유를 할때는 주유소의 현금가와 상관없이 주유사에서 통보하는 고시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현금가가 싸다고 하더라도 카드로 결제하는 가격은 어느 주유소나 동일하므로 주유소가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 발췌>

예컨대 정유사 고시가격이 ℓ당 1천950원이고, 100원을 할인받는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고 가정하자. 소비자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주유소라면 어디를 가던 1천850원만 결제하면 된다.

즉 현금 판매가 1천948원과 1천899원이 적힌 주유소 두 곳에서 각각 기름을 넣어도 이 같은 카드 결제액은 변동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현금가격이 적은 주유소에서 주유를 할 경우 할인 혜택이 줄어든다. 현금가 1천948원과 1천899원에서 카드 결제금액 1천850원을 빼면각각 98원과 49원의 차액이 생기는데, 이 금액이 바로 해당 주유소에서 받는 할인 혜택이기 때문이다.

주유소의 얄팍한 상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통상 주유소마다 가격 표시판 맨 위에 큼직하게 써 놓은 현금 판매가격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금 판매가격은 말 그대로 현금을 지불할 때 적용되는 기름값이다. 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름이 문제구나=ㅁ=!


  이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카드로 계산하면 고시가로 계산한다'라는 부분은 맞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할인방법을 설명한다면,

 카드 결제 금액 / 고시가격 * 리터당 할인금액 = 최종 주유 할인 금액

 ..와 같습니다. 즉, 고시가격이 1900원인 어느날 5만원 주유를 하고, 리터당 80원이 할인되는 카드를 사용하였다면,

 소수점절사(50,000 / 1,900) * 80 = 2,080

  ..와 같은 계산식으로 2,080원이 할인됩니다.

  이 계산식만 보면 얼핏, 위 기사에서 하는 말이 맞는 것도 같습니다. 같은 금액을 결제했을 경우라고 한다면 어느 주유소나 위와 같은 계산식을 적용해서 같은 금액이 할인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결제 금액의 숫자만 놓고 봤을때의 얘기고, 실제로는 현금가가 더 저렴한 주유소에서는 같은 금액을 주유시 더 많은 양의 기름이 주유가 됩니다. 즉, 같은 5만원이라고 하더라도 현금가에 따라서 어떤 주유소는 25리터가 주유되고, 어떤 주유소는 26리터가 주유되는 식으로 다르게 됩니다.



  요즘은 차계부를 쓰는 분들을 중심으로 가격단위가 아니라 리터단위로 주유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리터단위로 주유하는 경우는 좀 더 이해가 수월하게 됩니다.

  A라는 주유소는 현금가가 1800원이고, B라는 주유소는 현금가가 2000원이라고 가정합시다. 고시가가 1900원인 어느날 리터당 100원이 할인되는 카드로 20리터씩을 주유하면, 각각의 할인 금액은 어떻게 될까요?

 A주유소 : ( 1800 * 20L ) / 1900 * 100 = 1800원 할인
 B주유소 : ( 2000 * 20L ) / 1900 * 100 = 2100원 할인

   여기까지만 보면 "현금가가 싼 A주유소가 더 적게 할인되네?"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A주유소에서 최종 지불한 금액 = 1800*20 - 1800 = 34,200원
B주유소에서 최종 지불한 금액 = 2000*20 - 2100 = 37,900원

  고시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현금가가 싼 주유소에서 할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같은 리터당 내는 돈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현금가가 싼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이익이 됩니다.

  결국 현금가는 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떠들어댄 위의 기사는 기자의 오해(-_-)로 빚어진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0^;;



** 그런데 여러분은 리터당 80원 할인! 이라고 광고하는 주유 할인이 주유소마다 다르게 할인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_^

댓글 12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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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고유가, 기본기와 운전센스로 기름값 걱정 날리자!
    “제3의 오일쇼크” “에너지대책”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경유값 휘발유값 추월”, “두바이유 1배럴당 150달러” 일간지 및 TV 뉴스에서 매일 접하는 소식들이지요.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운행은 줄고, 대중교통 이용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급히 차량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엔 기름값을 먼저 걱정하실 거예요. 값비싼 기름을 태워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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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주유소 : ( 1800 * 20L ) / 1900 * 100 = 1800원 할인

    B주유소 : ( 2000 * 20L ) / 1900 * 100 = 2100원 할인



    현금가..1800, 2000 원이면.. 현금으로..계산해야지..왜 카드로 계산한다고 하지요?

    그리고..현금으로 계산하면.. 카드 할인이 적용이 안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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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흠.. 한가지 혼란이 생기는군요. 윗부분 말씀과 비슷한 내용인데요.



    기사 발췌부분을 보면 주유소에서 카드 결제시 리터랑 가격을 고시가격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으로 보이는데... 글쓴이의 말씀으로는 주유소에서 카드 결제를 할 때, 할인가격 산정시는 리터당 가격을 고시가격으로 하고, 주유할 때 리터당 가격은 주유소 표시 가격으로 처리한다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어느쪽이 맞는것인지? 아니면 제가 이해를 못한것인지요?? 설명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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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파란이 - 2008/07/24 17:00
    현금가라고 표시한것은 기사에 '현금가'라고 표시된 점이 있어서 그렇게 표시를 한 것이고요.



    그냥 기본적으로 그 해당 주유소가 1L에 매겨논 가격,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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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르바 - 2008/07/24 17:42
    카드가 아무런 할인 혜택이 없으면 전혀 헷갈리실게 없습니다. ^^; 1L에 2,000원에 파는 주유소에서 10L를 주유하면 현금을 내나 카드(할인혜택 없는)를 내나 2만원 내는건 같습니다.



    그런데 카드에 할인혜택이 들어가면 그때 살짝 계산이 필요한겁니다. 왜냐하면 카드사는 리터당 100원! 이런식으로 할인 혜택을 광고하지만, 실제로 결제한 사람이 몇리터를 결제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주유소마다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할인을 해주는겁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카드로 결제할때는 주유소의 리터당 가격(=현금가)로 결제를 하는 것이고, 할인을 받을때는 고시가를 기준으로 할인을 받는 거구요... ^^;;



    한마디로 기사가 잘못되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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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 그렇군요..^^

    요즘에는 기사를 정말 대충대충 쓰는듯 =_=;

    예시까지 곁들인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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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요새.. 유가가.. 엄청나서.. ㄷㄷㄷ차를 팔던가 해야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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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르바 - 2008/07/24 21:23
    요즘은 기자들이 쓰는 기사는 진짜 못믿겠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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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jyudo123 - 2008/07/24 22:09
    사실 아무리 아끼려고 해도, 일단 차가 있으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죠 요즘은;;

    그런데 뙤약볕에 자전거로 출퇴근하다가 심장마비 걸린 아저씨도 있다던데..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세상이네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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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Anonymous - 2008/07/24 10:24
    우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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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역시 오토바이가 최고입니다. 하핫`

    당연히 안전운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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