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1일 목요일

내가 배출한 CO2 만큼 나무 심어준다는 딱지 한장. 구입하시겠습니까?

원래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은 교토 의정서에서 동의한 CO2 배출량 감축 계획에 따라, 자발적으로 CO2를 감축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의 칼날이 없는 자발적인 감축은 생각만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CO2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차량 개발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므로 제조사들은 CO2 감축 기술 개발과 적용을 서두르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던 CO2 배출량에는 턱도 없는 CO2를 계속 배출하기에 이르럽니다.

이에 EU Committe는 더이상 자발적인 참여만으로 목표했던 CO2 감축량에 도달할 수 없음을 깨닫고 법의 시퍼런 칼날을 빼들었습니다. 2012년 유럽에 판매되는 모든 차량의 평균 CO2 배출량을 130 g/km로 맞추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죠.

국내에서 올해부터 경차로 편입된 차 모닝(1.0리터)이 수동변속기는 121 g/km, 자동변속기는 141 g/km인 것을 감안하면 4년 뒤 전체 자동차의 평균을 130 g/km 맞추겠다는 EU의 방침이 얼마만큼 가혹한 것인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너도 평균이 안되는구나!;;

이처럼 점차 지구 환경과 온난화, CO2 배출 같은 이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Hybrid나 Fuel Cell같은 친환경적인 차량의 개발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고, 차량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도 점차 친환경적인 차량을 구입하려는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발맞추어 외국에는 의미있는 CO2 Offset Program들이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


1. CO2balance.com

 

이 회사는 CO2 offset을 위한 다양한 business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각 개인이 본인이 차량을 운전하면서, 여행을 다니면서 배출했던 CO2를 계산하여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액을 지불하면, 이 회사에서 동일한 양의 CO2를 줄일 수 있는 business에 그 돈을 투자합니다. CO2 감축을 위한 business는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데, 허허벌판의 땅에 나무를 심거나, 에너지 비효율적인 전기제품들을 효율적인 것들로 교체하는 사업, 풍력이나 태양열 등 친환경적인 에너지 사업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국으로의 해외여행을 다녀온 CO2에 대해서 한번 계산해볼까요?


1. 출발지와 도착지/편도 or 왕복/여행한 사람 숫자를 입력해봅니다. 사이트가 좀 오래되었는지 김포공항이 나오네요-_-;


2. 계산을 해보니 한사람이 우리나라-영국 런던의 왕복 여행을 할 때 배출되는 CO2는 4톤이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하군요;


3. 이제 홈페이지에서 내가 배출한 4톤의 CO2를 감축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Project마다 CO2 1톤을 감축할 수 있는 비용을 보여주고 있고, 4톤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30~40파운드(약 55,000원~75,000원)가 필요하다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놀라운 것은 이런 식의 CO2 offset 비용을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각 개개인이나 법인들은 법의 테두리에서 압박받아서 CO2 감축의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으로 인해 배출된 CO2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이런 비용들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사실, 보통의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CO2를 줄이기 위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쓴다는 것은 쉽사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2. Land Rover (UK)

 

영국의 자동차 메이커인 Land Rover에서는 자사의 차량을 구입하면, 그 안에 CO2 감축을 위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어 배출되는 CO2 만큼 감축시키는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Land Rover사에서 나오는 차량은 대형 SUV가 많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는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쉽기 때문에 이런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사업들은 차량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을 것이 분명하지만, 친환경적인 회사/친환경적인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이정도의 투자는 감수할만 하다는 내부적인 결론을 내렸던 것이겠지요. 자신이 항상 타고 다니는 차량이 CO2를 많이 배출하는 '나쁜' 차량이 아니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생각입니다.


3. Volvo (Switzerland)

 

안전한 차량으로 유명한 자동차 메이커인 Volvo에서는 myclimate.com과 제휴하여 CO2 offset program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program은 Volvo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가 자신의 차량이 1년동안 배출하는 CO2 양에 맞추어 sticker를 구입하면, 각각 그 해당하는 양만큼의 CO2 를 Volvo와 myclimate.com에서 상쇄시킬 수 있는 business에 투자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Volvo의 CO2 offset program은 Land Rover와는 달리 차량 구매 비용과는 별도로 소비자가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입니다.


이 스티커 한장이 수십만원!?!

각각의 연비(유럽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100km당 필요한 연료의 liter로 연비를 표기합니다.)에 따라 스티커를 구입하여 차량에 부착하게 되어있습니다. CHF300은 우리나라돈으로 약 26만원, CHF 600은 약 52만원이니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소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아본 것처럼 해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배출해낸 CO2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기꺼이 추가적인 비용도 지불하려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세계적인 이상기후현상과도 무관하지는 않겠죠. 이런 움직임들이 조금씩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세상이 될것 같다는 희망을 키워봅니다.


We have the Power!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업이 시작한다면 과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까요? 아직까지는 약간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만 말이죠. 이러한 시민 의식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요?


* 제 블로그의 평소 컨텐츠와는 살짝쿵 관련 없는 듯 보이는 내용이지만, 평소에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고, 환경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들의 재산을 지키는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니, 뭐 아주 관련이 없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댓글 3개:

  1. 해당기업에 그러한 비용을 지급시키거나

    이용요금에 당연히 포함시키는게 좋을텐데

    따로 소비자들이 참여해야한다니 조금 아쉽네요

    국제법의 한계를 느끼는 케이스입니다 ㅠ



    그래도 점점 이러한 움직임들은 반갑네요.

    어딘가 나무심기 사이트도있던데 관심갖고

    둘러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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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브리드 - 2008/02/21 13:27
    랜드로버의 경우는 차량가격에 포함이 되어있구요. 제가 생각할때는 어차피 그런 비용이 차량 가격에 포함되어 있냐 안되어있냐의 차이기 때문에, 랜드로버의 구매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데 반면, Volvo의 구매자는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있으니까요. 돈 쓰기 싫은 사람은 안할 수도 있는 거겠죠.



    아직은 이런 움직임들이 법으로 정해져있다거나 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참여 이상의 것을 요구하기는 아직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어요.



    식목일에 나무 심으러 간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왠지 요즘의 상황이라면 열심히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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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기후변화공모전 대상에, 최악의 대기오염 선물하는 영국정부!
    기후변화공모전 대상에, 최악의 대기오염 선물하는 영국정부! 대체 이런 공모전은 왜 하는거냐? 일터인 학교에서 간혹 대학내일(http://www.naeilshot.co.kr/ )이란 잡지를 들춰보곤 한다. 딱히 읽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정부.기업의 요란한 이미지광고와 공모전.채용 소식만 가득한 찌라시와 다름없는 잡지를 엿보는 이유는, 기업(자본)들이 어떻게 청년 학생들을의 정신을 갉아먹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시키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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