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4일 수요일

선세이브/선포인트 카드의 함정?!

  '선세이브 카드'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은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길거리의 핸드폰 가게나 전자제품 상점을 보면 각종 신용카드로 '선세이브' 혹은 '선포인트' 제도로 비싼 제품을 부담없이 구매하라는 광고가 즐비하니 말이죠.

  그래도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면, 어떤 물건을 구입할때 전체 금액 혹은 일부의 금액을 할인 받아 구매를 한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쌓아지는 포인트로 해당 금액을 갚아나가는 제도를 말합니다. 가장 흔히들 사용하시는 예가 자동차를 구입할때 특정 금액을 할인받아 산 뒤, 카드 포인트로 그 금액을 일정 기간동안 갚아 나가는 경우입니다. :)

  언뜻 설명만 들었을때는 소비자에게 손해가 없을 것만 같은 제도입니다. 카드 포인트라는 것을 굳이 현금화 시키거나 다른 곳에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것을 고려할때, 자동으로 물건 대금으로 포인트를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난무하고 있는 선세이브 카드를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고 그냥 신청하시게 되면, 크게 후회하실수도 있습니다. 곳곳에 카드회사의 함정이 숨어있기 때문이죠.



1. 신용카드 선택권의 박탈에서 오는 기회비용.

  땡겨서 사용한 선포인트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특정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포인트를 적립해야합니다. 그때문에 다른 신용카드를 골라서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을 포기해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게다가 다른 카드보다 적립 혜택마저 적은 카드라면 더더욱 용서할 수 없겠죠. ^^;;


2. 포인트에 이자 있어요.

  대부분의 경우 선할인을 받은 포인트만 갚으면 되는, 즉 포인트는 무이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세이브 프로그램에는 포인트에 이자가 붙기도 합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 3%로 그렇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쓴 포인트만 갚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뒤통수 맞은 느낌일뿐입니다.


3. 소비자가격과 인터넷 최저가의 엄청난 괴리.

  사용해야하는 카드의 적립율이 괜찮은 편이고 포인트도 무이자라면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손해볼일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득이라고 하는 편이 옳습니다. 어쨌든 사야할 물건을 사야하는 것이라면 장기간의 무이자 할부로 구입하는 셈인데다가, 일부러 현금화 시키지 않아도 포인트가 자동으로 현금화 되므로 편합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쉽게 오판하기 쉬운 함정이 여기에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상품이라는 것은 '소비자 가격'이라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제품의 경우는 워낙 새제품이 나오는 주기가 짧아 가격의 하락폭도 엄청나고, 휴대폰의 경우 '출고가'를 다 주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세이브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경우 소비자가격에서 할인을 시키거나, 다른 인터넷 최저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상당 부분을 선포인트로 할인 받아서 구매하게 되므로, 소비자가 이미 싸게 구입한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죠.


  위 스크린샷은 인터넷 상에서 세이브 프로그램을 광고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해당 네비게이션의 소비자가격인 50만원을 36개월간 상환하도록 되어있는 선포인트 상품입니다.


  동일한 8GB 짜리는 인터넷 상에서 판매가 되고 있지 않아, 정확하게 비교는 어렵지만 동일한 모델의 4GB 제품의 최저가가 37만원에 불과합니다. 4GB의 용량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13만원이 더 비싸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가격차이네요. ^^;;;


3-1. 정찰제 오프라인 매장에도 현금가가 있다.

  하이마트, 디지털 프라자 같은 오프라인 전자 제품 매장에서도 쉽게 선할인 광고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당연히 해당 제품의 정상 가격에서 할인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오프라인 매장들은 대부분 정찰제이므로, 그 가격에서 할인을 받으면 크게 손해보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매장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현금으로 할인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직원 할인을 이용 한다던가, 전시제품이라던가, 아니면 단순히 현금가로 할인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선할인을 받아도 카드가와 현금가의 차이만큼 손해가 생긴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죠.


4. 미적립되는 포인트 주의보.

    주의해야할 경우는 결제금액 연체시와 무이자 할부입니다. 카드사마다 다르지만 일부의 결제 금액만 연체되어도 포인트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무이자 할부 결제 금액에 대한 포인트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의 경우에 대해서는 미리 카드사의 포인트 정책을 정독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KB카드 포인트리도 올해 5월부터는 무이자 할부시 적립이 안된다고 하네요. -ㅁ-;




  선세이브/선포인트 할인 제도는 이왕 구매할 예정이 있는 상품에 잘만 이용하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서비스 상품입니다. 하지만 카드 회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만큼 소비자로부터 더 뽑아낼 수 있는 함정을 여기저기 배치해두고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최저가에 가까운 상품을 구매하면서 선할인 제도를 이용하는 동시에 포인트를 쌓으려고 안달복달할 것이 아니라 그냥 장기 무이자할부라고 생각하고 그냥 할부금을 내주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특별히 따로 부과되는 이자 등이 없다고 하면;;) 신용카드는 역시 본인의 소비 패턴에 맞게 쓰고 싶은 것을 사용하면서 말이죠. 이런 사람만 있으면 선할인 제도는 곧 없어지려나요? ^-^;;


댓글 4개:

  1.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아요 ㄷㄷ

    답글삭제
  2. @플 - 2009/01/14 16:29
    정말 그래요;;

    공짜라고 하거나 심하게 조건이 좋은건 일단 의심부터 해야한다는.. 그래도 걸려드는 사람이 많은걸 보면;; 역시 사람들이 공짜를 좋아하긴 하는게죠;;

    답글삭제
  3. 현대M(LG파워콤) 카드에 Save 70만원 걸어놨습니다. ^^;; 물론 인터넷 요금 매달 4500원 할인 받고 있지요.(실적 상관없이)

    사용은 안하고 장농속에 고이 모셔 놓은 카드입니다.

    36개월 장기 할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년에 걸쳐서 매달 2만원씩 내는 것이.. 요즘 물가 생각하며 꾀 혜택을 볼것 같은데요 ^^



    아 그건 아쉽더군요..

    자동차 살때 M카드로 선 할인 받으면 그 후로 할인 받은 포인트 채울때까지 모든 결제에 대해 M포인트 적립 2% 적용 시켜 주었는데...

    이 선 Save 포인트 제도는 모든 결제에 대해 0.8% 적립입니다. 이건 뭥미 ㅡㅡ;;

    답글삭제
  4. 님 정말 꼼꼼한 지적 이네요,, 아픙로 많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답글삭제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